깔끔한 엄마도 무좀에 걸리는 이유

엄마의 발 씻는 시간은 저의 샤워시간과 맞먹습니다. 매주 목욕을 하고, 매일 샤워를 하기에 저는 샤워할 때마다 서장훈처럼 1시간씩 씻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물만 뿌리고 나오는 건 아니니 오해 마시길. 그런데 엄마는 발 씻고 말리고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저의 샤워시간보다 더 오래 걸리네요. 그런 엄마가 지난달부터 발 뒤꿈치에 뭐나 나기 시작했습니다. 

 

종아리까지 번지기 시작해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동네 가정의학과에 갔습니다. 집 근처에 피부과가 없기도 하고 또한 과거에 다녔던 가정의학과가 피부과와 병행하여 다 같이 진료를 볼거라는 생각에서요. 가정의학과 의사는 원인을 알 수 없다며 약을 처방해 주셨습니다. 엄마는 습진을 의심하며 매일 저녁마다 따뜻한 녹차 물에 발을 씻으시고 드라이기로 잘 말린 후 꼬박꼬박 처방받은 약을 바르셨어요.

 

그렇게 한 달이 지나니 종아리까지 번지던 증상은 멈췄는데 며칠 전부터 너무 가렵다고 합니다. 자다가도 발이 가려워 힘들어하시기에 보니 해당 부위가 벌겋네요. 그래서 사진을 여러각도로 찍어 엄마와 함께 동네 약국에 갔습니다.

 

벌겋게 변한 엄마의 발을 찍은 사진을 보시던 약사 왈. "무좀입니다." 앗.. 순간 엄마가 당황하셨어요. 물론 무좀이 수영장, 공중목욕탕 등에서 신체 접촉에 의해서도 감염되지만 보통은 잘 씻지 않아서 생기는 지저분한 병이라는 오해가 있잖아요. 평소에 워낙 자주 꼼꼼히 씻는 분이라 곰팡이균이라는 얘기에 놀라셨나 봐요. 약사에 의하면 몸에 면역력이 떨어져도 무좀이 생긴다네요. 손등에도 발과는 다르지만 피부 이상 증상이 있었는데 약사는 그 부분도 면역력 저하로 보셨습니다.

 

 

그래서 씻는 제품과 바르는 크림을 하나씩 받아왔습니다. 하루에 2회씩 씻고 바르라고 하는데요. 그날 저녁에 바르고나니 다음 날 가려움증상이 없어졌습니다. 이렇게 제대로 처방만 받으면 나을 것을. 저는 무엇보다 면역력이 약해도 무좀이 생길 수 있다는 데 놀랐어요. 작년에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큰 수술을 받으셨고 현재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병원과 약국에서 면역문제를 언급했는데 무좀까지 관련이 있을 줄이야.

 

참고로 습진은 무좀과 달리 곰팡이균이 아닙니다. 습진으로 의심을 하고 약을 발랐으니 치료가 되질 않았네요. 우선 약사가 권유해준 옵티마 웰스크림을 바르고 있습니다. 한방 진정크림으로 화장품에 가깝다는데 스테로이드가 없어 수시로 발라도 되네요. 피부 트러블이 있는 얼굴에 바르는 걸 보니 무좀전용은 아닙니다. 그래도 증상이 좋아지고 있어 계속 바르실 거래요. 

 

 

유감스럽게도 꼭 질병이 아니어도 나이가 들어가면  면역력 저하가 자연스럽게 발생합니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신체가 병원균에 대항하여 적절히 방어하는 능력이 떨어져 결과적으로 무좀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의 감염 위험이 증가하는데요.  면역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여러 가지 병원균, 무좀을 일으키는 진균류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감염에 대응하여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결론은 면역 체계의 건강유지가 중요하다는 것. 우리가 알고 있는 영양소가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매일매일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데요. 노화에 따른 면역력 저하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듯해요. 약이나 건강보조식품을 꼭 챙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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