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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엄마와 딸의 커피이야기

by 커피모녀 2024.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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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년 전부터 블랙커피를 마셔 온 엄마와 5년 전부터 다이어트 목적으로 방탄 커피를 마시다가 매일 함께 커피를 마시게 된 모녀의 커피 이야기입니다. 

 

엄마의 커피 

엄마가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던 40여 년 전에는 커피라면 인스턴트커피가 전부였습니다. 그때는 커피를 써서 못 마시겠다고 하는 이들도 많았죠. 그래서 커피 2숟가락에 프리마와 설탕을 2-3-2 또는 2-2-3 (사실 2-3-3이 제맛!) 비율로 넣어 커피믹스를 직접 만들어 마셨는데요. 엄마는 그때도 블랙커피를 좋아하셨습니다. 진한 커피를요. 요즘은 커피 원두를 사다가 집에서 핸드드립이나 모카포트,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를 내려 마시지만 여전히 찐한 커피를 좋아합니다. 컵 가득 한 컵으로.

 

60대 중반에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는데요. 바리스타 자격증의 필기시험에서 100점 받은 건 자랑 좀 하겠습니다. 물론 실기시험도 한 번에 합격했고요. ^^ 그러다가 작년에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큰 수술을 받은 후 몇 달간 커피를 마시지 못하셨어요. 수술 후 몇 달간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거든요. 수술 6개월 후 약하게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고 지금은 건강이 걱정되어 커피를 조금 연하게 내리거나 양을 적게 드리면 가장 싫어하는 커피러버입니다.   

 

엄마의 커피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인스턴트 커피가 한국에 언제 들어왔는지, 커피 문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해지네요.

 

우리나라 '커피' 이야기

덕수궁에 정관헌이라는 곳이 있는데요. 고종이 1896년에 러시아 공사관에서 커피를 처음 마셨고 이 곳에서 한국에서 커피를 마신 첫 기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에 1897년에 독립신문에 처음으로 '자바 커피'에 대한 광고가 게재되었고 1899년에 한국 최초의 카페 광고가 신문에 실렸던 것이 커피문화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에 카페 문화가 퍼지면서 당시에 서울의 명동, 종로, 충무로 지역에 다방 문화가 집중되었는데요. MZ세대들은 다방을 알까요? 저도 다방이라면 시골 마을에 어르신들이 가는 곳으로 기억하지만 일제강점기에는 이 다방에서 한국의 작가, 정치인, 예술인들이 모여 시를 낭독하고 책 출판을 기념하였고 또한 토론을 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인스턴트커피' 이야기

한국에 인스턴트 커피가 소개된 것은 1950년부터 1953년의 한국전쟁 때로 당시에 미군 병사들에 의해서입니다. 그리고 1976년에 동서식품에서 처음으로 커피, 프리마, 설탕을 혼합한 커피믹스를 출시하였는데요. 커피가 써서 싫어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프리마(크리머)와 설탕의 적절한 혼합으로 대중적으로 즐기는 음료 문화가 되었습니다. 1990년대 말까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스턴트커피를 소비하는 국가였고 인구의 75%가 정기적으로 인스턴트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요. 그 당시에 가장 유명했고 가장 인기였던 커피는 '맥심'. 특히 '맥심 모카 골드 마일드'가 가장 인기 있는 커피였습니다. 

 

참고로 한국의 인스턴트커피는 고품질의 아라비카 원두로 만들어져 맛이 풍부한데요. 지금도 인스턴트커피는 전 세계에서 인기이지만 1999년에 스타벅스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이제는 원두커피가 대중화되었죠. 스타벅스의 등장으로 한국의 커피 문화가 또 한 번 변화를 겪게 된 것입니다.

 

삼청동 블루보틀 커피와 머핀

딸의 커피

딸에게 커피는 잠을 깨우기 위한 각성제의 역할이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차를 더 좋아하는 편이었고요. 그러다 5년 전에 체중감량 목적으로 방탄 커피와 키토 다이어트를 시작합니다. 매일 아침 버터와 MCT오일을 넣은 방탄 커피를 마시다보니 더 이상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 지금도 아침에 커피 한잔은 습관이 되었습니다. 방탄 커피 효과는요? 물론 효과를 봤습니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버터와 지방을 맘껏 먹고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니 저에게 딱 맞는 방법이었어요. 그때는요.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을 때도 커피숍 인테리어와 커피잔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런던에 살면서 다양한 브랜드의 커피잔과 그릇을 보는 취미가 생겼는데요. 해외에 갈 때에는 시차 적응과 피로 해소 목적으로 커피를 챙겨 마시며 유명한 커피숍, 예쁜 커피숍을 많이 찾아다니고 커피잔과 티팟, 접시를 사오기도 합니다. 컬렉션 수준은 아니며 세일할 때는 한국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해서 집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구입합니다.

 

단단한 포장으로 부피가 커진 커피잔을 가져오는 일이 번거롭고 또 이제는 잔이 많아져 지금은 구입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잔을 구경하는 일은 지금도 즐깁니다.  해외 출장가거나 여행 시 기념품으로 현지에서 본 특이한 또는 로컬 분위기가 나는 커피잔을 사기도 했는데요. 요즘은 해외 사이트에서 주문해도 포장상태가 좋아 배송이 잘 되고 또한 국내에서도 판매하는 곳이 많아져 힘들게 사 올 필요가 없어졌어요. 커피이야기로 돌아와서 요즘은 여러 가지 커피를 맛보며 저의 커피 선호도를 알게 되어 제 취향에 맞는 커피를 찾아 마십니다.

아테네에서 카푸치노와 크로와상

 

 

일상이 되버리 커피. 그 커피에 관한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시작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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